나주 천연염색문화관에 가면
- 작성일
- 2008.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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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http://www.namdonews.com/print.php3?no=246068&mode=Y
靑·白·赤·黑·黃 색의 향연
첫 눈이 서둘러 내려 겨울을 재촉한다. 낙엽들이 어느덧 쌓여가며 쓸쓸한 가을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요즘, 겨울이 싫어 나뭇가지에 매달린 빨간 단풍잎 위로 하얀 눈이 조화를 이뤘다. 아름답고 강렬한 색깔의 운치 있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기만 하다. 자연 색의 진수를 볼 수 있는 나주 천연염색문화관을 소개한다.
천연염색은 꽃, 나무, 풀, 흙 등의 자연염료를 이용해 염색하는 것을 말한다. 천연염료는 식물의 잎, 꽃, 줄기, 열매 등에서 추출하는 식물성 염료와 동물의 피, 오징어 먹물, 벌레의 곤충집 등에서 추출하는 동물성 염료, 돌이나 흙에서 추출하는 광물성 염료로 나뉜다. 이중 식물성 염료는 주위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고 다양한 형태로 분포하지만 염료의 재배지, 지리적 환경, 생육조건, 수확시기 등에 따라 염료 함유량이나 성분에 차이가 생기게 된다.
천연염색의 원리는 천연염료를 사용하여 섬유에 어느 정도의 내구성이 있는 색상을 부여하는 행위이다. 염색에 사용되는 염료는 착색제 또는 색료라고 하며 염료와 안료의 두 가지로 나뉜다. 염료는 수용성이며 물에 불용성인 것은 환원제로 처리하면 수용성으로 되어 섬유에 대해 친화력이 생기는 것이다. 안료는 물에 불용성고 비교적 큰 입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대표적인 것에는 천연염료로 이용되는 황토가 있다.
전남 나주시 다시면 회진리 영산강변에 국내 최대 규모의 천연염색문화관이 있다.
천연염색의 전통계승을 비롯해 전시와 교육, 체험 등의 공간인 천연염색문화관은 상설전시장과 자료관, 판매장과 체험장, 교육 세미나실, 연구실 등이 갖춰져 있다.
나주지역은 예부터 영산강변을 중심으로 ‘쪽’ 등을 이용한 천연염색이 발달해 무형문화재(천연염색장) 2명을 배출하는 등 천연염색의 대표적 지역이다.
나주천연염색문화관은 현대로 접어들면서 맥이 끊어지던 나주 천연염색의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세워졌으며 2006년 9월 중순 문을 열었다.
나주에서 목포방면의 광목간 국도1호선을 타고 나주대학이나 주몽 드라마셋트장(회진방향)으로 진입하면 쉽게 찾을 수 있고 광주역에서는 180-5번 버스가 약 한시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다.
1층과 2층으로 나눠진 상설전시관 안에서 우선 천연염색의 아름답고 화려한 색감들을 볼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우선 우리나라 고유의 오방색(다섯 방위를 상징하는 색으로 동쪽은 청색, 서쪽은 흰색, 남쪽은 적색, 북쪽은 흑색, 가운데는 황색이다)이 천장에서부터 아래층 까지 길게 드리워져 고운 자태를 뽐낸다.
오방색에 넋이 나갈 무렵 황금색의 화려한 옷이 눈에 띈다. 조선시대 말기 황제가 착용했던 시무복인 황룡포다. 황색은 음양 오행의 중심색이라하며 가장 귀하게 여긴 색으로 임금의 위엄을 나타낸다. 전시된 황룡포는 3천만원을 복원한 것으로 치자로 염색했다.
#그림1중앙#
또한 홍원삼, 달령, 남색치마, 천연염색 작품과 산업화된 상품 등 다양한 작품과 상품을 감상하면서 염색의 역사에서부터 산업화에 이르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2층에는 원삼(신부나 궁중의 여인들이 입던 부녀 예복의 일종. 신분에 따라 홍원삼, 녹원삼 등으로 나뉨)과 달령(남자들의 혼례복) 등 천연염색으로 물들인 옛 복식과 나주 장인·디자이너들의 작품 등 다양한 천연염색 작품이 전시돼 눈길을 끈다.
특히 전시실 중앙에는 나주 천연염색의 자랑인 청색의 쪽 염색과정을 모형으로 설명해 놓았다. 쪽 재배부터 쪽에서 색을 얻는 과정, 촉매제로 사용되는 잿물을 얻는 과정, 염료에 천을 담가 물을 들이는 작업, 햇빛에 말려 완성하는 단계까지 시각적으로 자세히 보여준다.
상설 전시동 2층 출입구를 나서면 벽면 쪽으로 섬세한 손놀림에 의해 탄생된 천연염색규방공예품, 압화 등이 전시돼 있다. 전시동 왼편에 마련된 상설 판매장은 다양한 황토제품과 제주도 갈옷, 송이염료로 염색한 옷, 종이로 만든 양말과 생활소품 등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천연염색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체험동도 마련돼 있어 옛 전통방식의 염색에 대한 이해를 도우며 직접 손수건이나 스카프에 염색물을 들일 수 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11월부터 2월까지는 09~17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체험료는 손수건 일반 4천원, 고급 5천원이며 스카프 일반 1만원, 중급 1만5천원, 고급 2만원이다. (문의 061-355-0091)
신광호 기자 sg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