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천연염색 전문강사 육성과정에 참여한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이 7일 나주 천연염색문화관에서 천연염색 방법을 배우고 있다. |
사람과 풍경 이주여성 대상 강좌 연 나주 천연염색문화관
천연염색 전문강사 육성 과정에
베트남 등 이주여성 13명 참여
“자격증 취득·공방 창업 도울 것”
“힘들긴 하지만 재미있어요. 염색해놓으면 색깔이 예쁘잖아요? 무늬가 나오는 것도 신기하고요.”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지 8년째인 현 나타샤(33)는 요즘 천연염색 교육을 배우고 있다. 그는 8월부터 월~수요일 오전 9시까지 다시면 천연염색문화관으로 간다. 나주시가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마련한 천연염색 전문강사 육성과정에 다니는 것이다. 이 강좌의 수강생들은 베트남·필리핀·일본·중국·캄보디아 등지에서 온 국제결혼 이주여성 13명이다.
강좌는 11월까지 석 달 과정으로 짜였다. 천연염색문화관 안 공방 대표 등 강사 20여명이 오후 5시까지 이론과 실습을 꼼꼼하게 가르친다. 쪽을 며칠 동안 저장해 발효시킨 뒤 석회나 잿물을 섞어 가라앉은 색소를 염료로 추출해 염색하는 우리 고유의 염색법까지 수강생들은 배워야 한다. 목사골 공방 대표 김외경(40)씨는 “이주여성들이 양파 껍질 등 식재료를 활용해 손수건에 염색을 해보고는 매우 신기해하며 열심히 배우고 있다”며 “강좌 후반기엔 직접 제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강좌의 가장 큰 목표는 이주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이다. 수강생들은 나주천연염색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천연염색 지도사 자격증 시험에 도전할 계획이다. 영강동 주민자치센터 주현동씨는 “이주여성들이 천연염색 지도사 자격증을 딴 뒤 공방 대표들을 멘토로 삼아 부업을 하거나, 직접 공방을 설립해 제품을 만들어 파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희 천연염색문화관 팀장도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여성들이 저마다 출신국의 느낌이 묻어나도록 염색을 하면 독특한 제품이 나올 수 있다”며 “염색을 직접 하는 것 말고도 외국 관광객들에게 천연염색을 설명하는 해설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도전해보려고 해요. 천연염색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일본에 알리는 일도 하고 싶고요.”
1995년 한국인 남편(50)과 결혼한 뒤 3남 1녀를 키우는 일본인 향 내유미(46·나주시 보산동)는 “손재주가 없어 공방에서 제품을 직접 만들 실력이 될지 모르겠지만, 서로 도와가며 열심히 천연염색 기법을 배울 생각”이라며 “이주 여성들이 공방을 창업할 수 있는 길도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수강생들이 더 열심히 배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