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쪽염색방법
- 작성일
- 2008.03.04 17:11
- 등록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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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도 특수분야 하계직무연수
생활속에 천연염색 활용교육을 위한 교원 연수
한국 전통 쪽염색 방법
중요무형문화재 제 115호 염색장 정관채
1. 쪽(藍) 염색 역사
옛날부터 ‘쪽빛하늘’ ‘쪽빛바다’라는 말은 국어에서 상용되는 말로 쪽 남빛을 의미하여 또한 남빛은 Indigo라는 Dark Blue의 염료로서 감색(紺色)을 나타내기도 한다.
어원적으로 살펴볼 때 라틴(Latin)어의 인디컴(Indicum)이란 쪽 물의 명칭으로 인도로부터 수입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후에 인디고(Indigo)라고 하여 청색 염료를 지칭하게 되었고 천연염료로 우리생활에 많이 사용한다.
쪽은 마디풀과(Polygona ceae)에 속하는 1년초 염료식물이며 학명은 Persicaria tinctoria Gross 이다.
인류 역사상 식물 염료로서는 가장 먼저 사용된 것이 바로 쪽이다.
기원전 수 천년 전에 인도, 중국, 페르시아 사람들 사이에 푸른색이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쪽물에 의한 염색인 것으로 추정되고 그때의 쪽 염료 제조방법이 기록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上古時代때부터 염색했다는 기록이 있고 조선시대에는 전문 염장인을 양성하였다.
2. 전남 나주(샛골)지방 쪽(藍)염색
나주에서 재배하고 있는 품종은 대부분 여뀌과 식물로 3월에 파종하며 줄기는 마디가 있고 키는 60~70cm 가량으로 장타원형의 잎으로 어긋나게 나며 7~8월에 이삭형의 꽃이 필 무렵 잎에서 남빛 색소를 분리 추출하여 자연염료로 널리 사용한다.
쪽 색은 다른 색과는 달리 자연에서 바로 재현할 수 없다는 것에 그 가치가 있고 석회와 잿물로만 만들어지는 자연염료로 산화와 환원이라는 화학적 변화를 거쳐 살아 있는 미생물의 발효작용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고도의 숙련과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쪽 염료를 얻을 수 있다.
영산강을 이루는 물줄기와 바닷물이 합류했던 나주는 그 주변의 지리적 환경이 완벽히 구비된 쪽 재배지로 적당했다.
조선시대와 근대사회 말까지 나주 지방에서 전통적 방법으로 염료 생산을 많이 했고 지금도 많은 기능인이 있다.
1) 매염재 만들기
(1) 소석회 만들기
석회는 굴 껍질이나 조개껍질을 장작불에 1000℃ 이상 구워서 아직 불 기운이 남아 있을 때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항아리에 넣고 밀봉한다. 산화가 된 가루 분말을 사용한다.
(2) 잿물 만들기
잿물은 1년초 식물인 콩대, 쪽대, 메밀대를 태워 불씨가 남았을 때 시루에 넣고 끊은 물을 넣으면 갈색의 잿물이 만들어 사용한다.
2) 나주(샛골) 쪽(藍)염색 방법
7~8월이 뜨거운 태양열을 이용하여 염료추출을 하는데 계절적으로 여름의 온도가 가장 높은 삼복더위가 좋다.
진한 초록색 잎과 줄기를 베어 큰항아리에 차곡차곡 넣고 빗물로 가득 채워둔다.
보통 20~25℃ 물에서 10시간이 지나면 물은 연한 녹색에서 청록색으로 색소가 잎에서 분리되기 시작한다.
48시간이 지나면 심한 악취가 나면서 쪽 풀에서 색소가 완전히 분리되지만 더 이상의 시간이 경과되면 채도가 낮은 어두운 색으로 변하여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틀이 지나 줄기는 건조시켜 잿물을 만들고 맑은 청록색 300ℓ물에 약 2Kg의 소석회를 넣으면서 횟대로 힘차게 젓는다.
처음 노랑에서 -회색 - 보라 - 연두 - 녹색 - 초록 - 청록색 - 파랑 - 남색으로 변화된다.
연한 갈색으로 물의 변화가 시작되고 색소는 석회와 같이 남색의 쪽 물로 침전된다.
쪽 물의 색소가 석회와 함께 침전되기 때문이다.
항아리 밑에 남은 침전물은 헝겊을 깔고 시루에 넣어 고체 상태가 되도록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석회 성분이 많으면 꽃물을 만들기 어렵다. 흔히 물이 짜다고 표현하며 막걸나 식초를 넣어 중화시켜 발효한다.
3. 꽃물 만들기
꽃물이란 완성된 최고의 쪽 염료를 말한다.
꽃물을 만들기 위해 발효 과정의 방법을 이용한다.
볏짚이나 콩대, 쪽대, 메밀대를 태워서 잿물을 만들어 100L의 잿물에 0~20Kg의 쪽 침전물을 항아리에 넣고 온도 25~30℃를 유지하여 쪽 물 색소를 분리할 때처럼 1일 2~3회 힘차게 저으면 대추알 크기의 꽃 거품이 생긴다. 이때 보온이 되도록 따뜻한 아랫목에 보관하고 부정기 있는 사람은 접근을 금하는 주술적인 의식도 행해졌다. 빠르면 1주일 후부터 10일이면 보통 꽃물이 형성되는데 이것을 물발이 섰다고 한다.
이러한 조건이 맞지 않으면 1년 이상이 경과해도 꽃물이 형성되지 않는다.
물발이란 가느다란 실타래 모양으로 저을 때마다 맺었다 풀리고 하는 반복되는 여러 가지 모양으로 나타난다.
이때 저어주면 보랏빛 거품이 일고 석회는 노랑 색조를 띠고 남색 띠의 물 발이 형성된다.
1~20회 반복염색하면 한국전통 쪽 색을 얻을 수 있다.
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쪽의 성장과 발효 과정이 좋으면 염색도 그만큼 좋다. 염색이 끝나면 맑은 물에 5~6시간 담아 잿물을 완전히 빼서 건조시킨다.
쪽 염색은 연한 색으로 여러 차례 반복하여 얼룩이 가지 않도록 하는 상품을 최상의 염색 작품으로 평가한다.
쪽 물이 염료로 사용하려면 복잡한 과정과 힘든 노동력, 장인의 감각으로 얻어진다. 이처럼 좋은 줄 알면서도, 쪽 물이 우리 주변에서 사라져 갔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몇 번을 반복해서 염색된 천은 탈색이 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전통적인 염색 방법은 과학적인 기준이 없어 많은 경험과 느낌으로 이루어지지만 현대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전통적인 쪽물 염색으로 생각된다.
전통 쪽 염색은 불용성인 인디칸(indican)색소를 수용성인 인독실(indoxyl) 로 산화발효 시켜야 인디고(indigo) 염료로 사용할 수 있다.
염료산업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표준화 함으로써 우리의 훌륭한 전통염색문화가 더욱 더 발전되고 부가 가치 높은 염색 산업으로 우리 생활 속에 다가 올 것을 기대한다.
정 관 채
(重要無形文化財 第115號 染色匠 保有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