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공예와 천연염색
- 작성일
- 2008.03.0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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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도 동계 특수분야 교원직무연수
한지공예와 천연염색
한지공예 연구가 한경희
1. 우리나라의 종이의 역사
한지는 문방사우(文房四友)라 불리울 만큼 우리 민족과 가장 가깝게 지내온 존재로서, 우리 민족 생활사 속에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여 오늘날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하며 세계 속에 한지의 우수성을 펼치고 있다.
1)우리나라 종이의 전래시기 (2가지 학설)
우리나라 제지 여가의 학설에 대해서는 분분하다.
(1) 첫 번째 학설 :
중국에서 불교가 전래되던 고구려 소수림왕 때 종이 만드는 기술이 함께 전래되었다는 학설
(2) 두 번째 학설:
자생적으로 종이 만드는 법을 터득해서 이미 종이를 사용하고 있다는 학설
고구려 건국 때부터 소수림왕 때까지를 기록한 『유기(溜記)』 라는 사서에 낙랑시대의 고분에서 닥종이 뭉치가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있었다고 『삼국사기』에서 전해진 것으로 미루어 보아 우리나라 종이의 역사는 소수림왕 때 보다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 현존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인쇄물은 신라 시대의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다.
이 경전은 세계 최초의 목판 인쇄물로 불국사 중창(715년) 당시 석가탑에 넣은 것으로 좀이 슬지 않고 누수로 약간 부패되었을 정도로 보존 상태가 양호하므로, 이는 한지의 수명이 천년 이상이다는 것을 증명한다.
2)한지의 시대적 특성
(1)삼국시대
우리나라 한지의 태동기(胎動期) 종이와 그 제조법이 전래되었다.
(2) 고려시대
우리나라 종이인 한지가 왕성한 발전을 이룩한 발전기
불경 간행으로 한지 사용량 증기, 닥나무가 살기 좋은 지리적 조건이 좋은 지방에 지소가 설치되어서 한지종이 생산하였으며 종이 생산 기술자들을 지장(紙匠)이라는 명칭을 주었고, 이들을 모아 기술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주었다.
(3)조선후기
우리나라종이인 한지의 제지술사의 완성단계
태종 때 제지소가 설치되어 원료의 조달, 종이의 규격화와 품질개량 등을 연구하였고, 두께가 가장 얇고 품질이 좋은 종이를 생산하였다.
(4) 조선후기
우리나라 제지술의 쇠퇴기
각종 수공업의 쇠퇴와 함께 종이 품질의 저하가 현저하여 그 제지술도 발전이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고종19년에 제지소가 폐지되었다.
(5) 현대
1884년 서양식 종이와 근대화된 인쇄술의 도입으로 전통 한지는 설자리를 잃게 되었다. 그리고 닥나무 제배 농가가 없어져서 원료 공급이 중단.
2. 종이의 원료와 만드는 법
우리나라 종이는 주로 닥나무 껍질로 원로로 하였다는 것이 특색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닥나무라 하지만 닥나무와 꾸지나무로 나눌 수 있는데 닥종이의 제조 과정을 살펴보면
(1) 닥나무에서 닥을 채취
(2) 닥 찌기 (닥무지)
(3) 닥 껍질 벗기기(박피)
(4) 닥 건조시키기
(5) 담그기
(6) 닥 삶기
(7) 표백하기
(8) 티 고르기
(9) 두드리기
(10) 뜨기
3. 한지공예품의 특성
서양이나 중국의 종이는 대잎, 마, 펄프등을 잘게 갈아 만들기 때문에, 잘 찢어지고 견고 하지 못하지만, 우리나라 한지는 닥나무 속껍질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질기고 가볍고 신축성이 있으면, 수명이 오래가서 문서를 기록하거나 그림을 그리고 책을 만드는 것 외에도 생활에 필요한 공예품을 만들었다.
남아있는 작품들로 미루어 볼 때 한지공예는 조선시대에 가장 성행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사용계층도 다양하여, 궁중이나 사대부 집안에서 일반 서민층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아름답게 염색된 색지로 만들어진 한지 공예품은 실용적인 생활필수품으로서, 기능성과 더불어 장식적인 효과를 갖추고 있어 색체의 아름다움과 조형미를 잘 조화시켜 만든 예술품이다.
4. 종이공예의 종류
1) 지승공예(紙繩工藝)
지승공예는 우리 조상들의 애환과 얼이 서려있는 전통 민속 공예로서, 종이끈을 엮어 만든다고 해서 노역개라고 한다. 못 쓰는 한지나 고서 등을 칼이나 가위로 일정하게 오려 비틀어서 길게 꼬아 노끈처럼 만든 다음 씨줄과 날줄을 놓아 엮어서 만든다.
지승공예품은 한지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질기고 견고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작품마다 우아한 아름다움이 있다. 또한 바래고 퇴색한 한지의 색감위에 먹색 붓글씨 무늬로 만들어진 형태는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지승공예품으로는 그릇, 쟁반, 바구니, 방석, 반짇고리, 소반, 망태기, 고비, 쌈지, 지갑, 안경집, 필통, 자라병, 함, 표주박, 제기와 대야 등이 있다.
2)오색한지공예(五色漢紙工藝)
닥으로 만든 한지를 색색이 물들인 다음 나무 상자나 종이 상자에 붙이고, 덧발라 다양한 문양을 넣은 우리 고유의 전통 공예이며 색 한지 공예라고도 한다.
소품의 경우는 합지로 골격을 만들고, 대작의 경우는 미송이나 오동나무로 골격을 만들어 그 위에 한지를 바르고 색색의 아름다운 문양을 오려 붙인 다음, 풀칠을 하고 풀이 마르면 내구성과 내습성을 강화하기 위해 칠을 한다.
오색한지 공예품으로는 반짇고리, 색실상자, 필통, 고비, 사주상자, 과반, 소반, 패물상자, 지통, 서안, 갓집, 장롱, 연과 부채 등이 있다.
3)지호공예(지호공예)
지호공예는 종이의 원료나 못쓰게 된 종이를 잘게 찢어 물에 불린 뒤 밀가루나 찹쌀 풀을 넣어 절구에 찧어, 반죽(종이풀죽)을 만들어 일정한 틀에 부어 넣거나 덧붙어 이겨 함지박, 반짇고리, 표주박, 과반, 탈, 오리, 기러기, 인형 등을 만드는 공예이다.
4)지장공예
나무로 골격을 짜거나, 대나무 바구니, 싸리 바구니 안팎으로 종이를 여려 겹 발라 만든 기물로 동고리, 지장 반닫이, 지장 궤, 지장 함 등이 있다.
5)후지공예
종이를 여러 겹 붙여 두껍게 만드는 기법으로 두껍게 만든 종이를 여러 번 접어 여러 가지 형태의 기물을 만드는데 칠을 하여 튼튼하게 만든 공예품은 가죽과 같은 질감이 난다.
후지공예품으로는 종이 주머니, 색실상자, 서류함, 탕건 통 등이 있다.
6)지화공예
색 한지 상자, 장롱 등에 당 채나 일반물감으로 민화나 사군자, 당초문 등을 그려 넣은 것으로 다른 한지 공예와 혼합해서 쓰기도 했다.
7)지화공예
종이를 오려 꽃을 만들어 절이나 무당집에서도 쓰고 민속 행사나 불가의례, 궁의 경사스런 일이 있을 때도 종이 사용했으며, 상여에 매다는 꽃, 어사화도 만들었다. 이 종이 꽃을 만드는 장인을 지화장이 한다.
5. 한지의 쓰임새
1) 서화 인쇄용
① 고려시대 : 불경 간행, 회화
② 조선시대 : 유교 서책 간행, 문서지, 서간지, 단자지, 서화지를 사용
2) 건축 내장용
주거 공간에 사용
① 창호지 : 조명 역할(실내조도 증가, 직사광선 반감)
② 벽지
③ 장판지 : 장지, 장유지, 후지
3) 신앙의 식용
① 의례 서식을 기록한 홀기, 축문지, 소지, 지전(한지로 오린 넋전)
② 금줄의 한지 : 청결과 순수, 부정이 없는 순수함 상징
4) 화폐용
고려 말 공양왕 때 닥나문 껍질로 만든 지폐 발행 : 지화
5) 지 공예
쉽게 다룰 수 있는 재료적 특성과 폐지 활용
염색법 발달로 지 공예품이 많았다.
여성용품 : 석지 상자, 반짇고리, 패물상자, 색실상자, 장롱, 동구리, 소반, 과반
남성용품 : 책장, 연상, 벼루집, 갓집, 망건집, 탕건집, 고비, 지갑, 부채, 연
한지염색
일본 쇼소인에 소장되어 있는 우리나라 삼국 시대의 척, 백, 황갈, 청, 녹색 등의 여러 가지 색지들은 이미 고대부터 종이에 자연색으로 물을 들여 사용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좋은 예이다. 고대부터 이루어진 종이 염색의 대부분은 장식적인 목적이나 보존성, 상징적 의미 등을 가지고 만들어 사용한다. 색을 내는 염료는 자연에서 얻은 천연 염료이다. 종이에 염색하는 방법은 천에 염색하는 방법과 차이가 있다. 같은 식물성 소재를 원료로 한다고 하여도 천보다는 종이가 물에 약하고 고르게 흡수되지 않아 만들기가 복잡하고 어렵다. 특히 종이염색을 하려면 염색과 종이, 두 가지 모두 잘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만들기가 쉽지는 않다. 염색할 매체인 종이를 어떠한 상태에서 염색하느냐, 어떤 염료로 염색하느냐에 따라 방법이 나뉜다. 염료가 입자 화 되어 균일하게 흡수되지 않거나 흡수력이 너무 강하여 얼룩이 생기는 염료 색상을 강하고 균일하게 하여야만 하는 경우 등에 따라 선염법과 후염법, 두 방법을 혼합하여 사용하는 혼염법으로 나뉜다
1. 염색기법
한지를 염색하는 방법은 선염법과 후염법이 있다.
1)선염법
선염법은 종이를 만들기 전에 원료상태에서 염색하는 것으로 닥 죽에 염색을 하여 종이를 만드는 방법과 닥 섬유를 고해하기 전에 잿물로 증해할 때 염색하는 방법이 있다. 종이가 대량일 때 색상 맞춤이 가능하며 원료 자체를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개별적 색상염색을 하기에는 불리하다.
선염의 방법으로는
1. 염액을 만든다
2. 염액에 종이 원료(닥죽)를 넣고 물을 들인다. 일정 시간 끓이면서 염색해도 된다.
3. 매염 처리를 한 후 수세한다. 산성화를 초래하므로 종이 염색에서는 철매염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4. 종이를 뜬다.
5. 완성된 종이에 도침으로 후처리를 한다.
2)후염법
후염법은 만들어진 종이를 이용하여 종이의 질에 따라서 염색을 하는 방법이며, 하고난 후의 효과는 달라지므로 개별적으로 염색 가능해져 개성 있는 색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후염의 방법으로는
1. 직접 염료에 담그는 방법이며, 종이의 질이 강한 것들을 이용한다.
2. 붓을 이용하여 염료를 직접 종이에 바르는 방법, 한 장씩 원하는 색상을 발라 그라데이션의 효과를 줄 수도 있다, 종이의 질이 약한 것일 때 이용하는 방법이다.
3. 스프레이를 이용하여 염료를 직접 뿌리는 방법. 종이에 얼룩이 질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붓으로 물을 발라 주면 염료가 골고루 퍼지며 오염이 되지 않고 염색이 잘 된다.
이러한 후염의 방법은 염색하기 전에 한지를 접거나 구겨서 염료를 담그면 또 다른 우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① 접기 방법 : 한지를 세모 모양이나 네모 등 여러 번 접어서 직접 염료에 넣는 방법으로 접은 선에 따라 염료의 흡수부분이 다르게 표현된다.
② 홀치기 방법 : 섬유를 염색할 때 하는 방법을 종이에도 적용하였다. 염료에 오래 담그지 않고 염료가 스며드는 순간 꺼내서 종이가 흩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③ 긴 병이나 자 등을 이용하여 종이를 말아서 구김을 주어 염료에 담그는 방법으로 염료를 담근 후 건조 후에 종이를 병이나 차에서 펼쳐야 하며, 완전히 마르기 전 반 건조 상태가 종이를 펼치기에 용이하다.
④ 구김을 준 종이에 염료를 두드려 바르는 기법 : 구김이 진 골을 제외한 부분에 염료가 착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