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재료를 이용한 천연염색
- 작성일
- 2008.03.04 17:36
- 등록자
- 관리자
- 조회수
- 56004
2007년도 특수분야 동계직무연수
자연재료를 이용한 천연염색
풀빛 대표 김왕식
1. 천연염색이란 무엇인가
천연염색이란 식물, 동물, 광물 등을 이용하여 직물이나 실에 염색한 것을 말한다. 식물의 잎, 목재, 수피, 꽃, 뿌리, 열매 등은 각각의 독특한 색을 갖고 있다. 천연염료의 재료로는 쪽, 치자, 홍화, 양파, 울금, 오배자, 꼭두서니, 황토, 밤껍질, 지초, 소목, 코치닐 등을 사용하여 염색해 왔다.
천연염색은 1856년 영국의 화학자 퍼킨(William Henry perkin)이 우연히 적자색의 합성 염료를 처음 발견한 이후 합성염료의 발전 및 대량생산으로 말미암아 거의 소멸되었으나, 최근 들어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과 자연에 대한 친밀감으로 천연염색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소비자들의 이용이 늘고 있다. 천연염색은 합성염료에서 보기 어려운 특유의 아름다운 색상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체에 유해하지 않고 오히려 항균성 ,소취성, 항알레르기성 등 기능성을 갖고 있어 천연염색의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천연염색은 일반인들이 가정에서나 혹은 직장에서 손쉽게 할 수 있다. 합성염료는 환경오염 문제 및 인체에 대한 피부 알러지 문제를 일으키는 반면에 천연염료는 부드러운 색상과 인체 및 환경에 유익한 장점을 갖고 있다. 천연염료는 모든 식물마다 다양한 색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우리 주변의 식물들은 대부분 염료 식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천연염색은 색소의 종류에 따라 염색방법과 매염제의 첨가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낼 수 있다.
2. 염료와 안료
염료에는 자연에 존재하는 천연염료와 인간에 의하여 만들어진 유기합성염료가 있다.
유기합성염료는 섬유와 큰 친화력을 갖고 일광 및 세탁견뢰도 등에 대하여 우수한 장점을 갖고 있으나, 천연염료는 그렇지 못한 단점이 있다.
유기합성염료와 유기안료는 유기색소라 부르며, 유기합성염료나 유기안료의 구분은 과학적 구분이 아니고, 용도에 따른 편의주의적 구분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가시광선을 선택적으로 흡수 및 반사함으로써 소유한 색을 내는 물지를 색소라 하며, 그 중 일정한 방법으로 섬유, 피혁, 모피, 지류 등과 같은 피염물에 염착되어 상당한 일광, 세탁, 마찰 등에 견뢰도를 갖는 색소를 염료라 하고, 색소를 가지는 미립지로서 피염물의 표면에 직간접으로 염착되지 않고 물리적 방법(접착 등)에 의해 피염물 표면에 색소로 부착되어 고유의 색을 내는 것을 안료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염색을 하기 위해 사용되는 착색제는 크게 염료(dyes)와 안료(pigments)안료라고 하여 구분하였다. 그러나, 현재는 물에 녹지 않은 새로운 염료가 개발되어 물에 대한 용해성으로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염로는 섬유의 피염물에 그 자신이 결합아는 친와력이 있는 것을 말하고, 안료는 그 자신만으로 결합하는 친화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구별한다.
3. 천연염료
천연염료(natural dyes)는 식물, 동물 및 광물 등 자연으로부터 대부분 얻어지고 있다. 천연염료는 식물성 염료(vegetable dyes), 동물성 염료(animal dyes) 및 광물성 염료(mineral dyes)로 나누어진다. 지금까지 알려진 천연염색의 재료는 400여종에 이른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 사용되어 온 식물성 염료는 대략 20~30여종을 이용하여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식물성 염료는 자연식물에 존재하는 색소를 추출하여 만든 염료로서 치자, 황련, 괴화, 울금, 소목, 양파, 메리골드 등이 이에 속한다. 동물성 염료는 동물체로부터 분리한 천연색소로서 대표적으로 지중해 연안의 패류의 분비물인 티리언 퍼플(tyrian purple), 멕시코, 중앙아메리카, 남미, 인도, 이스라엘, 요르단 등에서 생육하는 곤충의 분말인 코치닐(cochineal), 인도의 곤충에서 추출한 락(Lac), 붉나무의 기생으로 이루어진 주머니 모양의 벌레집인 오배자 등이 있다. 우리 나라에서 식물에서 얻어진 동물성 염료인 오배자는 붉나무에 기생하는 혹모양의 벌레집으로서 철매염하면 흑․회색 계열을 얻을 수 있다. 락은 건조상태의 곤충집 그대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며 견뢰도가 양호한 편이다. 광물성 염료는 가용성 금속 염류를 섬유에 흡수하여 복분해에 의해 발색시키는 염료를 말하는데, 황토, 적토, 흑토, 숯 등이 있다.
염료식물의 선정은 천연염색을 하는데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천연염색은 매염제에 따라 색상의 차이가 매우 다르므로 직물에 어떤 색상을 어떻게 염색해야 하는가를 미리 판단해야 한다.
천연염색은 청색계열로 대표적으로 쪽이 있고, 적색계열로 홍화, 소목, 꼭두서니 등이 있으며, 황색계열로 치자, 양파, 황백, 황금, 황련, 울금, 괴화 등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또한, 흑색․회색계열로는 대나무숮, 흑토 등이 있으며 철매염에 따라 오이풀, 작약, 녹차 등이 이 색상을 나타낸다. 자색계열로는 코치닐, 지초, 포도, 자색고구마 등이 있으며, 갈색계열로는 밤껍질, 도토리, 호두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주로 천연염색에 이용하고 있다.
4. 염액 추출 및 채취
1) 염액 추출
염액은 자연식물의 풀, 잎, 나무 껍질(과피), 목재, 열매, 뿌리, 꽃 등을 이용하여 색소를 추출한다. 이러한 자연식물의 추출액을 염액이라 하며, 천연색소의 추출에 사용되는 자연식물, 광물 및 동물을 통틀어서 염재라고 하는데, 이때 자연식물을 염료식물이라고도 한다. 염재의 추출은 용기에 염재와 물을 넣고 100℃에서 강한 불로 끓을 때까지 끓인 후 약한 불로 20분~ 4시간 동안 끓인 후 고운체 또는 망사체로 걸러내면 1차 염액이 얻어진다. 1차 염액이 얻어진 후 염재를 다시 끓이면 색소가 우러나오므로 체에 남은 염재를 1차 추출할 때와 마찬가지로 행하면 2차 염액이 얻어진다. 3회 추출은 2회 추출과 같이 마찬가지로 반복 추출하면 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1~3회 추출하여 얻은 염액을 혼합하면 최종 염액이 얻어진다.
2) 염재 채취
자연식물의 채취는 꽃이 필 즈음에 색소의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꽃이 피기 전에 채취한다. 그러나 꽃은 정원수에 심어진 꽃을 함부로 꺾으면 자연의 경관을 훼손하므로 꽃이 시든 것을 채취하거나 땅에 떨어진 꽃을 주워서 사용해도 염색에 손색이 없다. 대부분의 염료식물은 공기 중에서 빨리 분해되므로 3~5년 이상 경과된 것은 염료식물로서 가치가 떨어진다. 건조가 덜 되면 곰팡이가 생겨 색소가 크게 감소되므로 건조를 잘 해주어야 한다. 염재는 햇볕이나 음건(그늘)에서 건조를 잘 해야만 염재의 부패나 변질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저장을 용이하게 해서 병충해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염료식물의 저장은 습도, 온도 및 일광에 주의를 요하며 습기가 있는 장소에서는 곰팡이 등 부패를 조심한다. 건조 후 강한 햇빛은 색소의 저하를 초래하므로 일광을 피하는 것이 좋다.
5. 매염
1) 매염법
매염(媒染, mordanting)이란 염료가 섬유에 염착되지 않을 때 염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매개체로서 매염제의 한쪽이 피염물에 부착되고 다른 한쪽이 염료와 결합하여 물에 녹지 않은 불용성 화합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이 발색을 촉진하고 염료를 섬유에 염착시키기 위하여 사용하는 재료를 매염제라고 한다. 매염제는 천연염료의 염색 시 발색, 염착 및 견뢰도의 증진을 위하여 사용된다, 대부분 매염 처리 시 염료는 섬유에 고착되어 염색물의 세탁 및 마찰견뢰도가 향상된다. 매염처리의 방법은 염색하여 수세한 다음, 건조한 과정을 거치는데 이중 각 매염의 처리방법에 따라 무 매염법, 선 매염법, 동시매염법, 후매염법, 등 4가지 방법이 있다.
무 매염법은 매염제의 처리 없이 곧바로 섬유에 염색하는 방법인데, 이것은 타닌 성분이 있을 경우 이 방법을 택한 것이 좋다. 선 매염법은 미리 섬유에 흡착시키고 여기에 염료를 붙이는 방법인데, 주로 식물염색에 이용된다. 동시 매염법은 중 매염법이라 하는데, 이것은 염료에 매염제를 동시에 섞어서 염색하는 방법으로서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으나, 염색에서는 별로 이용하지 않는다. 후 매염법은 섬유에 염료를 흡착시킨 후 매염제로 발색시키는 방법으로서 염색과정이 복합한 단점은 있지만, 식물염색에서 가장 많이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염색은 반복 염색을 함으로써 선명도가 높거나 짙은 색상을 얻을 수 있다.
2) 매염제
■ 천연 매염제
천연염색은 매염제의 처리에 따라 염료가 섬유에 흡수 또는 고착되어 견뢰도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매염제, mordanting agent는 천연 매염제 (natural mordanting agent) 와 화학 매염제 (chemical mordanting agent)로 크게 나눈다. 천연 매염제는 철장, 동장, 잿물 등을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천연 매염제는 초산을 넣어 만든 철장과 동백나무, 콩깍지, 명아주, 노린재나무, 메밀, 쑥, 뽕나무 등을 태워 만든 잿물, 감을 식초로 하여 만든 감식초 등이 주로 사용된다. 백반은 의약품으로서 화학 매염제이나 인체에 무해하여 천연 매염제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화학약품은 주로 배제하고 천연 매염제를 만들어 사용하면 환경보호 측면에서 좋다.
인류의 역사는 의, 식, 주의 발전과정이라고 볼 수 있으며 그 중 의복의 발달에 있어서 염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염색이란 인간이 추위와 맹수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고 자신의 본능을 만족시키기 위해 의복을 착용하기 시작한 후 자연의 아름다운 색채를 동경하여 초목, 꽃잎, 열매 등을 채집하여 그대로 옷에 문지르거나 즙을 짜서 착색의 효과를 낼 때부터 사용되었다
자연물체의 색을 이식하려고 시도한 최초의 방법은 색깔이 있는 흙, 돌, 식물, 동물 등의 자연물체를 그대로 도포하는 것으로 이는 염색이라기보다는 착색이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화학염료가 발달되기 이전의 염색은 주지하다시피 19C 중엽 월리엄 퍼킨이 코올타르에서 염료를 생산하기 전까지는 모두 천연염료를 사용한 것이었다.
염색공예는 기법과 아울러 색상의 도출이 매우 중요하다. 식물염료의 깊이 있는 색상은 자연에서 채집한 자연스러운 색감으로 인해 포근한 정서적 공감을 줄 수 있으며 미묘한 색의 변화는 작품의 예술성을 높일 수 있다. 색채는 풍토, 문화에 따라 그 민족 특유의 성격과 감정을 지니고 있게 마련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적으로 천연염료 중 거의 식물염료가 사용되어 온 것은 이러한 색채에 대한 정서와 연관되리라 여겨진다.
(자료 : 낙엽류 식물염료의 실험연구, 김경희,
광주중소기업청,김성현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