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게 노랗게 빨갛게 물들이면∼
- 작성일
- 2007.09.0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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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의 색을 물들이는 천연염색 체험은 색의 오묘함을 느끼도록 해준다. 체험자의 마음까지도 파랗게, 노랗게 물들어간다. 나주 천연염색문화관에서 손수건에 쪽물을 들인 슬비와 예슬이가 직접 물들인 손수건을 들어보이고 있다.
자연에서 얻은 염료를 이용한 천연 염색 체험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흰색 면 셔츠나 수건을 염료에 넣고 빨래하는 것처럼 주물러 주기만 하기 때문이다. 물이 고루 베이도록 잘 주무르는 것이 관건일 뿐….
제대로 된 색을 물들이고 싶다면 한번 말린 다음 다시 담가서 주무르고 또 말리고를 반복하면 된다. 파랑, 노랑, 분홍색 등 몇 가지 색을 섞으면 더 오묘한 빛깔을 얻을 수 있다. 처음부터 문양을 생각하면서 물을 들이는 것도 별난 재미가 있다.
염색체험을 하러 가는 길은 준비물도 따로 필요 없다. 물을 들일 수 있는 옷가지를 가져가도 되지만 그렇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쪽, 치자, 홍화씨, 양파껍질 등을 이용한 염료를 만들고, 체험용 천(무명)도 준비해 놓고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비용도 몇천 원이면 족하다.
▲ 예슬이와 슬비가 직접 염색한 옷을 입고 쪽물염색의 염료가 되는 쪽밭 사잇길을 걷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쪽밭이다.
▲ 지난해 9월 문을 연 나주시 천연염색문화관. 천연염색을 체험하려는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예부터 영산강을 끼고 있는 남도땅 나주는 영산강변을 중심으로 쪽 등을 이용한 천연 염색이 발달했던 곳이다. 염색장(중요무형문화재) 2명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이곳 전라남도 나주시 다시면 회진리에 있는 나주시 천연염색문화관(관장 장홍기). 지난해 9월 문을 연 이곳은 천연 염색의 전통계승과 전시, 교육, 체험 등을 위한 공간이다. 상설전시장과 자료관, 판매장과 체험장, 세미나실, 연구실 등이 갖춰져 있다. 천연 염색 관련 시설로는 국내에서 제일 크다.
문화관 앞으로는 드넓은 쪽밭과 볏논이 펼쳐져 있다. 논둑 사이로는 깨끗한 개울물이 흐른다. 그 너머로는 영산강이 유유히 흐른다. 군데군데 큰 나무 아래에 정자도 들어서 있어 아늑한 풍경이다. 자연과 어우러져 전통의 색을 물들이기에 제격이다.
▲ 수확한 쪽은 항아리에 들어가 쪽물염색의 염료가 될 쪽물을 토해낸다. 그 물빛이 정말 쪽빛을 닮아가고 있다.
▲ 천연염색 체험은 천을 염료에 담가 주물러 물을 들이고 그것을 행궈 말리면 되는 간단한 작업이다. 좀 더 고운 색을 내고 싶다면 이 과정을 되풀이하면 된다.
체험은 전시관 뒤편에 자리하고 있는 체험실에서 이뤄진다. 황토 염색은 잔디밭에서 하기도 한다. 체험은 천연 염색에 대한 강사의 설명을 듣고 쪽, 치자, 코치닐 등 천연염료로 천에 물을 들여 보는 것으로 진행된다.
전통의 색을 물들이면서 색의 오묘함에 젖다 보면 체험자의 마음까지도 시나브로 물든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고, 전통적인 것이 가장 현대적이라는 것을 놀면서 깨닫게 된다. 아이들은 자연이야말로 가장 좋은 친구이자 선생님이라는 사실도 금세 가슴으로 느낀다.
체험은 평일엔 단체에 한해 가능하다. 개인이나 가족끼리 와서 하는 체험은 주말과 휴일 오전 10시 30분과 오후 2시 두 차례 정기적으로 마련된다. 단체 체험은 예약이 필요하지만 가족단위 체험은 따로 예약할 필요 없이 체험시간에 맞춰서 가면 된다.
▲ 슬비와 예슬이가 양파껍질을 이용해 염색한 옷을 들어 보이고 있다. 노란 부분은 양파껍질을 염료로 해서 물을 들였고 아래 부분은 철(Fe)로 매염을 한 것이다. 가로로 난 흰색 줄은 고무줄로 묶어 염색을 방지한 것이다.
▲ 전시관을 둘러보는 것은 천연염색의 오묘함에 놀라는 시간의 연속이다.
천연의 빛깔을 띤 천을 모아놓은 전시관을 둘러보는 것도 우리 문화의 향기를 선사한다. 상설전시관에는 염색에 사용되는 염료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색깔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자연에서 얻어지는 천연염료가 이렇듯 화려하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싶다.
그 앞쪽에는 우리나라 고유의 오방색(청색, 흰색, 적색, 흑색, 황색)이 천장에서부터 드리워져 고운 자태를 뽐낸다. 고종황제가 입었던 황금빛으로 빛나는 황룡포도 천연 염색으로 복원, 전시해 놓았다.
천연 염색 체험을 먼저 한 다음 물들인 옷을 말려놓고 전시관을 둘러보는 것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다. 인기 TV 드라마 〈주몽〉 촬영장인 삼한지 테마파크, 왕건과 장화왕후의 로맨스가 전해지는 완사천 등이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복암리 고분군도 지척이다.
▲ 슬비와 예슬이가 전시관에 있는 재봉틀을 직접 돌려보며 옛날 할머니들의 생활을 체험해 보고 있다.
▲ 체험 끝. 이 옷들이 햇볕에 마르면 바로 입고 뽐낼 수 있다.
▲ 천연의 색깔들. 자연에서 얻어지는 천연염료가 이렇듯 화려하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싶다. 전시관에 전시돼 있는 것을 찍었다.
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431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