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왜 예향인가 <11>나주 천연염색
- 작성일
- 2011.04.01 09:07
- 등록자
-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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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30
[한국문화고향] 하늘색 빼닮은 쪽빛세상 ‘활짝’
제1부 왜 예향인가 <11>나주 천연염색
염료재배최적지…장인들 전통맥 되살려
염색전문가 양성·상품화 작업 본격 추진
입력날짜 : 2011. 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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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는 이름부터 직물 염색과 관련이 깊다. 羅州의 ‘羅’자가 비단이며 옛이름인 금성(錦城)과 나주의 대표적인 산인 금성산(錦城山), 그리고 현재 나주시천연염색문화관이 자리잡은 뒷산이 잠애산(蠶厓山)인데 이들 모두 비단이나 누에고치를 상징한다. 이는 지리적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영산강 유역은 뽕나무와 쪽을 재배하기에 딱 알맞은 환경이다. 이같은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비단직조와 함께 천연염색 기술이 발달했으며 그 우수한 기능이 이어져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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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친화적 재료로 인기몰이
천연염색이 뜨고 있다. 편리함이 미덕인 시대에 넉넉하게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그 결과물이 나오는 그런 대상에 사람들이 관심을 쏟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자연친화적이라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옷감을 물들이는데 사용하는 천연염료는 식물·광물·동물 등에서 채취한 원료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조금 가공해서 활용한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꽃과 나무껍질·패류·황토·한약재를 가지고 염색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대한 걱정이 없다. 게다가 과학이 최고로 발달한 현대에도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아토피의 치료에 효과가 탁월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천연염색의 으뜸재료로 쪽이 꼽힌다. 나주지역은 예부터 영산강 주변에서 천연염료식물을 재배해 왔던 터라 전국 생산 보급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천연염색은 근대화 이후 화학염료가 등장하면서 한순간에 사라졌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나주지역을 중심으로 한 몇몇 장인의 노력으로 끊어진 전통의 맥을 살릴 수 있었다. 기능보유자인 고 윤병운씨는 직접 염료인 쪽을 재배하며 전통기법으로 나주의 천연염색 기술을 발전시켰다. 지금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인 염색장 정관채 명인이 나주 천연염색의 전통 계승을 위해 땀 흘리고 있다. 천연염료식물 재배의 최적지인데다 장인들의 노력으로 나주는 천연염색의 메카로 자리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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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발전 동력으로 육성
이렇게 천연염색을 발전시킨 나주시는 이제 이를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삼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핵심은 전문인력 육성 및 산업화로 집약된다. 실제 나주시는 10대 핵심시책에 천연염색 활성화를 명시해 놓고 천연염색을 단순한 체험이 아닌 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밝히고 있다. 더불어 염료산업과 연계 발전시켜 섬유 의류 패션까지 아우르는 신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과 나주시천연염색문화관이 있다.
이들은 그동안 쪽 생산단지 구축 및 산업화 기반조성, 천연염색 산업화 육성, 문화산업 육성, 공방시설 지원 등을 통해 전통기술산업화 사업을 추진해 왔다. 또 2006년부터 3년동안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통해 150여명의 염색 전문가와 장인을 육성했으며 직접 제품을 생산해내는 창업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특히 천연염색문화관에 둥지를 튼 15개의 공방에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하는 와인병보자기·기저귀·유치원복·가죽가방·베개·넥타이 등 천연염색 수공예품을 내 놓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나주의 천연염색은 관광자원으로도 한 몫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문화관에만 연간 10만여명이 찾고 있으며, 그 중에서 4만여명은 직접 염료를 가지고 물을 들여 보는 체험을 즐기고 돌아간다.
이제 나주에서는 노랗고 붉고 파란 원색의 천연염색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농민들은 벼를 심었던 논에 쪽과 홍아 등 염료식물을 재배하고 있다. 날이 갈수록 그 면적이 늘어만 간다. 또한 상설 운영되고 있는 전시관에서 눈을 즐겁게 하는 작품을 감상하는 것은 물론이고 놀이와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사라진 전통을 되살리고 이를 인기 상품으로 만들어 지역발전의 자원으로 삼고 있는 나주의 천연염색. 청출어람이 분명하다.
■나주천연염색문화관은
전시·교육·체험 등 복합문화공간 인기
현대로 접어들면서 맥이 끊어지던 나주 천연염색의 전통을 계승하겠다는 야심찬 목적을 가지고 지난 2006년 9월 개관했다.
4년여의 노력으로 현재 천연염색의 전시·교육·체험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다.
또한 상설전시장·기획전시장·체험장·연구실·세미나실 등 각종 시설을 갖춰 천연염색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천연염색문화관 주변에는 15개의 공방촌이 조성돼 있으며 쪽을 비롯한 각종 염료식물의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천연염색박물관은 2010년 2월 전국 최초로 천연염색 전문 1종 공립박물관으로 등록됐다.
인터뷰 / “천연염색 산업화에 최선 다할 터”
장홍기 나주시천연염색문화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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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염색의 미래, 확실합니다. 정부가 선정한 농업분야 생명소재 3천여개 가운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10대 소재 산업으로 천연염료를 선정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잖습니까.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신성장 산업입니다.”
나주시천연염색문화관의 산증인인 장홍기 관장은 천연염색 전도사다. 문화관 개관 전부터 이 사업에 관여한 그는 최근 5년을 오로지 천연염색의 활성화에 온 정성을 쏟았다.
일상에서 사라진 나주 천연염색의 부활을 시도하는 한편 산업화 방안에 진력을 다했다.
1차적으로 장 관장은 염료식물 확보와 보급을 시도했다. 그는 “3년간 1만여㎡의 쪽 재배 시험포장을 경작하면서 얻은 지식과 연구결과를 토대로 쪽 재배 활성화에 힘써 왔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국비지원 공모사업을 따내 천연염색 대중화와 함께 산업화를 시도하고 있다.
2007년부터 3년간 고용노동부의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을 수행했으며, 지식경제부의 산업인력양성사업, 그리고 교원직무연수도 진행했다. 특히 농림수산식품부의 향토산업육성사업과 농림바이오기술사업화 등 굵직한 국비지원사업으로 산업화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장 관장은 그동안 흘린 땀에 대한 보람으로 150여명에 달하는 전문인력 양성과 이로 인한 창업을 꼽았다.
장 관장은 “각종 창업활동을 통해 이제는 천연염색이 공예품 수준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업화로 나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보다 많은 사업들을 추진해 나주가 천연염색산업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도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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